옷장을 바꾸는 일은 두꺼운 옷을 꺼내는 일이 아닙니다. 얇은 옷을 어디에 넣을지 정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순서만 바꿔도 다음 해 꺼낼 때의 상태가 달라집니다.

1단계, 비우고 남길 옷을 고릅니다

옷장 문을 열자마자 계절 옷을 꺼내면 대개 실패합니다. 자리를 비우지 않은 채 새 옷을 밀어 넣으면, 결국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겨울이 지나갑니다.

한 칸을 완전히 비우고 시작하십시오. 칸 하나면 충분합니다. 네 칸을 한꺼번에 비우면 중간에 지쳐서 절반만 끝난 옷장이 남습니다.

남길지 말지는 네 가지만 보면 판단이 됩니다. 지난 시즌에 입은 횟수, 수선이 필요한 곳, 색이 바랜 정도, 지금 몸에 맞는지 여부입니다. 이 네 가지를 소리 내어 확인하면 망설임이 줄어듭니다. "언젠가 입겠지"는 기준이 아니라 미루는 방식입니다.

1년 동안 한 번도 손이 가지 않은 옷은 보관 대상이 아니라 정리 대상입니다. 보관은 자리와 습기를 쓰는 일이고, 그 비용은 옷 숫자에 비례합니다. 아깝다는 이유로 남기면 다음 환절기에 같은 고민을 반복합니다. 버리기 아까운 옷은 수선이나 기부로 경로를 정해 두면 결정이 빨라집니다.

2단계, 표시사항과 취급 기호를 확인합니다

가정용 섬유제품에는 품질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근거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28조에 따른 국가기술표준원 고시 제2021-0489호이고, 2021년 12월 22일부터 시행됐습니다. 혼용률과 취급 방법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기준입니다.

취급 기호는 KS K 0021(섬유 제품의 취급에 관한 표시 기호 및 그 표시 방법)을 따릅니다. 2023년판을 개정한 최신판이 고시되어 있으니, 라벨의 기호가 낯설면 표준 원문을 찾아보는 편이 빠릅니다.

라벨에서 볼 것 뜻하는 범위 이때 할 일
물세탁 표시 세탁기 사용 가능 물 온도와 코스는 기호 안 숫자를 따름
손세탁 표시 물세탁은 되지만 기계 사용은 금지 찬물에서 단시간, 비틀지 않기
드라이클리닝 표시 물세탁 금지 보관 전에 전문 세탁
건조기 사용 불가 표시 열건조 금지 그늘에서 말린 뒤 넣기

표를 통째로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드라이 표시와 건조기 금지 표시, 두 개만 구분해도 사고의 절반은 막습니다. 나머지는 세탁 전에 라벨을 한 번 더 보면 됩니다.

표시가 지워졌다면 소재를 먼저 봅니다. 울과 실크, 레이온은 물세탁에서 줄어들기 쉬운 소재입니다. 반대로 면과 폴리에스터 혼방은 대부분 세탁기로 돌아갑니다.

소재를 모르겠으면 드라이클리닝 쪽으로 기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손실보다 세탁비가 싸기 때문입니다.

3단계, 세탁과 건조를 끝낸 뒤 넣습니다

보관 전 세탁은 선택이 아닙니다. 땀과 피지는 시간이 지나면 얼룩으로 굳고, 그 위에 곰팡이가 붙습니다. 소매 끝과 목둘레, 겨드랑이는 중성세제로 미리 문질러 두십시오. 세탁망에 넣을 옷과 그냥 돌릴 옷을 나누는 것도 이 단계에서 끝냅니다.

건조는 감이 아니라 습도로 판단합니다. 기상청 날씨누리 단기예보는 3시간 간격으로 습도를 함께 표시합니다. 같은 날 안에서도 시간대별 차이가 크므로, "바람이 부니 괜찮겠지"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비 오는 날 억지로 말리는 것보다 이틀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덜 마른 옷 한 벌이 옷장 전체의 습도를 올리고, 그 습기는 옆 옷으로 옮아붙기 때문입니다.

두꺼운 니트는 하루로 끝나지 않습니다. 겉이 마른 것처럼 보여도 안쪽은 아직 축축합니다. 손등으로 안감을 대 보았을 때 서늘한 느낌이 남아 있으면 한나절 더 두십시오. 세탁기 안쪽을 말리는 습관은 세탁기 관리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4단계, 재질에 따라 담는 방식이 갈립니다

  • 니트와 캐시미어는 접어서 담습니다. 걸면 어깨가 늘어납니다.
  • 코트와 재킷은 어깨 모양을 살려 걸고, 부직포 커버를 씌웁니다.
  • 가죽은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되는 자리에 둡니다.
  • 면 티셔츠는 색별로 묶어 수납함 앞쪽에 둡니다.
  • 패딩은 접지 말고 크게 말아 위쪽 칸에 둡니다.

커버는 비닐보다 부직포가 낫습니다. 습기가 빠져나갈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방충제는 옷과 직접 닿지 않게 수납함 모서리에 붙이고, 개봉 날짜를 겉면에 적어 두면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습니다.

니트를 오래 접어 두면 접힌 선이 남습니다. 접는 종이를 안쪽에 받치거나, 접힌 자리를 한 시즌마다 바꿔 주면 선이 덜 고정됩니다.

5단계, 위치와 날짜를 기록합니다

이번 시즌에 입을 옷은 문 앞쪽, 다음 시즌 옷은 위쪽이나 안쪽으로 보냅니다. 수납함마다 내용물을 한 줄로 적어 두면 다음 교체 때 뒤지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라벨을 붙이는 일이 번거로우면 수납함 안쪽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여 그 위에 적어도 됩니다.

정리한 날짜를 수납함 안쪽에 적어 두십시오. 다음에 언제 다시 열어야 하는지가 그 한 줄로 정해집니다.

옷장 안 습도는 계절에 한 번씩 봅니다

정리를 끝냈다고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옷장은 문을 닫아 둔 만큼 습기가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환절기에는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서 문 안쪽에 결로가 생기기 쉽습니다.

  • 문을 주 1회 열어 십 분 정도 맞바람을 통하게 합니다.
  • 제습제는 액체가 고인 높이를 보고 교체 시기를 정합니다.
  • 벽에 붙여 둔 옷장이라면 뒤판과 벽 사이 간격을 확인합니다.
  • 곰팡이 냄새가 나면 옷을 다시 꺼내 햇빛에 말립니다.

제습제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한 칸에 하나면 충분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을 여는 횟수입니다. 습기는 가둬 두면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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